라이프로그


진화론적 관점에서의 웹 2.0 (계속)



웹(Web) 2.0 (1)



Ⅰ. 서 론


1. “성당과 시장”의 재해석

      리눅스나 오픈소스 개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읽게되는 1997년 “성당과 시장(The Cathedral and the Bazaar)”이라는 에릭 스티븐 레이몬드(Eric Steven Raymond)의 기념비적인 글이 있다. 전직 해커이기도 한 레이몬드는 “성당과 시장”이라는 상징적인 대립적인 명제를 통해 자발적인 집단지성이 가진 소프트웨어 공학의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종래 소프트웨어 공학의 도그마(Principle)중 하나인 “개발자의 추가 참여는 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의 부하와 복잡성을 증가시켜 생산성이 저하된다”는 이른바 Brooks의 법칙(Brooks‘s Law)에 대한 통렬한 반론이었으며, 현재 인터넷 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현상과 성과를 설명할 수 있는 사회학(Social Network) 논거의 한 축을 형성한다.


이와 같이 자발적인 집단참여와 구성원들의 열정, 공유가 지닌 가치의 인식은 정보기술 분야에서 오래 전부터 강조되어 왔으며 특히 인터넷 출현이후 웹(Web)을 통해 보다 분명하게 사람들의 고정관념과 행동양식을 크게 변화시켰다.


웹(www)의 창시자라고 말할 수 있는 팀 버너스 리(Tim Berners Lee)의 경우에도 1980년대 후반 유럽분자물리학연구소(CERN)에 근무하던 시절 자신의 연구성과를 동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월드 와이드 웹을 창안했으나,  이를 특허로 등록하지 않고 일반에 공개했다는 사실에서 “가장 중요한 소프트웨어는 성당을 건축하듯이, 즉 찬란한 고독 속에서 일하는 몇 명의 도사 프로그래머나 작은 그룹의 뛰어난 프로그래머들에 의해 조심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서로 다른 의견과 접근방법이 난무하는 매우 소란스러운 시장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집단적 열정을 통해 보다 조리 있고 안정적인 시스템”이 나온다는 것을 입증했다.



2. 웹 진화론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은 19세기 “종의 기원”을 통해 생명체의 진화의 요체는 자연의 선택과 우연한 돌연변이라고 하였다. 한편, 생명체에 대한 정의를 보면 가장 본질적인 특성 - “창발성(emergence)”과 “자기증식(self-reproduction)”으로 정의될 수 있다. 웹의 경우 생명체로서의 정의와 진화의 형태까지 보인다고 하면 다소 의외일까?


생명체에 있어 일반적으로 창발성(emergence)이라는 것은 구성 분자가 일정규모를 넘어 임계치에 도달하면 복잡성과 다양성이 증가하여 화학적 반응이 촉진되고 궁극적으로는 외부와 반응하는 닫힌 체계가 된다. 웹의 경우에도 웹 트래픽이 임계치에 도달하면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의미가 창조되거나, 기존의 정의(Definition)도 새로운 사실(Fact)로 치환된다.
 
이는 국내 포털사이트인 NAVER의 지식인 서비스 등에서도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웹에서의 자기증식(self-reproduction)이란 것도 구성체 내에 자기 증식이 가능한 패턴이 여러 개 존재한다면 복잡하고 역동적인 새로운 패턴을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웹에서 뛰어나게 많은 링크를 가진 노드인 허브의 존재이유와 웹의 역동성, 포탈의 패권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웹 진화론을 쓴 일본의 梅田 望夫(우메다 모치오)는 “웹의 진정한 의미는 불 특정다수 사람들과 연결하는 비용이 거의 제로라는 점과 웹 진화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네트워크 세계로의 과감한 행동주의”를 통해 범 지구적으로 발생하는 지식의 수집과 재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3. 회의적 시각


   웹 진화론적인 시각에서 보면 웹 2.0의 출현은 다소 의외이다. 왜냐하면 웹 (Web) 2.0은 2000년 초에 발생한 IT 버블의 생성과 소멸을 통해 기존의 웹이 지닌 다양한 기능, 새로운 가능성과 자기 반성이 혼재된 말하자면 미완성의 구조를 우리에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기존에 존재했던 웹 기술 혼합체로 매도하거나 마케팅적 용어로 치부하는 경향도 있다.


이 글에서는 현재 새로운 웹 정보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웹 2.0을 살펴봄으로서 방송과 통신의 융합시대에 웹 2.0의 가능성, 가치 및 잠재력을 분석하고 올드 미디어인 방송매체가 더욱 창조적이고 소비자 지향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방향 모색을 하고자 한다.



Ⅱ. 웹(Web) 2.0 체계(Architecture)


1. 모호성(Ambiguity)


     웹 2.0이라는 낱말을 처음 제안한 사람은 오라일리 미디어(O'Reilly Media)의 부사장인 데일 도허티(Dale Dougherty)로 오라일리와 미디어라이브 인터내셔널의 컨퍼런스 브레인스토밍 세션에서 시작했다. 여기에서 데일 도허티는 닷컴붕괴 이후 살아남은 회사들의 공통점과 웹에 일종의 전환점을 찍은 닷컴 붕괴를 표현하는 말로 웹 2.0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후 웹 2.0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새로운 의미로 탄생되고 빠르게 유행되었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웹 2.0의 정의는 분명하지 못하다. 다만 팀 오라일리는 ''What Is Web 2.0'을 통해 웹2.0의 모든 것을 명확하게 정의 내리지는 못했지만, 웹2.0의 특징과 범주를 설명하고 있다.


<표 : 팀 오라일리의 웹2.0 비교>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웹 2.0의 의미는 매우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수용되는 “초기 웹의 변화에 대한 욕구의 실천과 관련된 제반현상”이라는 정의로 규정된다.

  이와 같은 포괄성은 오히려 현재의 웹 변화를 설명하는 데 더욱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웹 2.0의 전략적 모호성은 재귀적(recursive)인 의미 재생산과 미래지향적인 의미 확대에도 충분한 수용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 핵심 요소

   웹 2.0 이라는 낱말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차세대 웹(NGWeb, Next Generation Web)으로 시맨틱 웹(Semantic Web)이란 용어로 사용되었다.


시맨틱 웹은 팀 버너스 리에 의해 1998년에 제안된 차세대 웹의 이름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웹으로 볼 수 있다. 시맨틱 웹은 기존 웹의 확장으로 웹상의 정보를 잘 정의된 세멘틱으로 제공함으로써 사람과 컴퓨터가 좀더 협력을 잘 할 수 있는 웹이다.
 
이와 같은 시멘틱 웹의 구현과정에서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 웹 2.0이다. 왜냐하면 웹 사용자의 증가와 사용목적이 보다 보편화됨에 따라 단순한 HTML 형태의 초기 웹의 불편함이 적극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욕구들이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오라일리 미디어의 “FOO Camp”컨퍼런스에서 진행되었던 브레인 스토밍(brainstorming) 세션에서 작성된 웹2.0의 “Meme 맵”을 보면 스케치 단계의 것이지만 웹2.0의 코어로부터 다양한 구성요소가 있은 것을 알 수 있다.

< 그림 웹2.0의 meme map>




웹 2.0의 Core와 주변의 구성요소는 다양한 내용으로 기존의 웹에서 웹 2.0의 핵심요소를 구별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표 LG경제연구소 웹 1.0 vs. 웹 2.0 비교>

웹 1.0

구 분

웹 2.0

"포털 위주의 웹",

포탈상의 서비스는 사용자가 변경불가

제공 서비스

"플랫폼으로써의 웹"

웹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정보/콘텐츠의 폐쇄성

제공/콘텐츠

정보/콘텐츠의 공유/개방성 강조

기술 중심, 정보전달의 효율성 추구

가치제공 수단

참여, 공유 집단 지성을 이용한 다양성 추구

인터넷 익스플로우

높은 OS 종속성

브라우저

Fine fox, RSS Reader 등 웹 접속 가능한 모든 프로그램

전문가, 프로그램머, 관련업체 등

정보제작자

개인이 중심이 되는 모든 네트워크 사용자

Mp3.com

Britannica Online

개인 홈페이지

Publishing

Stickness(게시)

대응개념  예시

Napster

Wikipedia

블로그

Participating

Syndication(배포)



오라일리는 웹 2.0 을 플랫폼으로서의 웹,집단 지성, 데이터 중심사고,궁극적인 소프트웨어,경량 프로그래밍 모델, ‘단일 장비를 벗어난 장비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풍부한 사용자 경험 등의 7가지로 구분하였다. 그 중 주요 내용을 종합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이 글은 제가 2006년 5월 "방송과 기술"에 기고한 내용이며 일부 내용은 편집했습니다.



가. 플랫폼으로써의 웹


   웹 2.0은 종래와 다르게 응용프로그램으로서 존재하기보다는 플랫폼으로써 사용된다. Adipage사의 Chief Architect인 Emil Sotirov가 정의 내린 대로 플랫폼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웹 2.0에서 개발자들이 만드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절반이다.

나머지 반은 모든 사용자들이 이 플랫폼을 만들고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마존 웹서비스나 e-BAY 등은 응용프로그램으로서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아닌 플랫폼을 제공하고 비즈니스를 창출한다.


<그림. 플랫폼 웹>





플랫폼으로서의 웹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은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응용프로그램인 넷스케이프와 다르게 구글(Google)은 웹 플랫폼이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구글을 쉽게 따라잡을 수 없다. 이 경우는 PC 플랫폼 대 웹 플랫폼의 경쟁 구조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차기 웹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7(IE7)에 사용자들이 검색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도 주소 창에 단어를 입력하고 메뉴의 검색서비스 단추를 클릭 함으로써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웹 플랫폼을 제공하기로 한 것은 또 다른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다.



나.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웹 2.0 개념의 창시자인 팀 오라일리(Tim  O'Reilly)는 "웹 2.0의 본질이 집단 지성을 이용해 웹을 글로벌 브레인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림. 뇌의 신경조직>


웹 1.0 시대에는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을 온라인으로 찾아보곤 했다면, 웹 2.0 시대에는 다 함께 위키피디아를 만들고 있다고 비유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의 사례에서 보듯, 집단 지성은 집단 저작, 평가를 통해 보다 신속하게 오류의 수정과 사용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탄생한다.

이와 같은 집단 지성에는 집단 저작, 집단 평가, 집단 분류(Folksonomy) 등이 존재한다.


분류(Folksonomy)는 종래의 분류법(Taxonomy)에 대응되는 용어다. 기존의 포털들이 디렉토리에 따른, 혹은 카테고리에 따른 분류법(Taxonomy)을 사용해왔던 것과 달리, 이제 사람들은 자신들이 스스로 태그(tag)를 붙이면서 직관적이면서도 감성적인 분류법(Folksonomy)을 만들어내고 있다.
 
** 이 글은 제가 2006년 5월 "방송과 기술"에 기고한 내용이며 일부 내용은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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